상속포기해도 사망보험금 받을 수 있나
상속포기를 했더라도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피보험자가 사망한 뒤 보험수익자에게 새로 생기는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보는 것이 대법원 판례의 원칙입니다.
다만 모든 사망보험금이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험수익자가 누구인지, 수익자를 정하지 않았는지, 보험계약자와 보험료 납부자가 누구인지부터 나눠 봐야 합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10월 29일 기준으로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올라 있는 민법·상법·상속세 및 증여세법·국세기본법 조문, 대법원 판례,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15 표준약관을 대조해 정리했습니다.
| 보험수익자 지정 방식 | 상속포기와 보험금 | 먼저 볼 내용 |
|---|---|---|
| 배우자·자녀 등 특정인을 지정 | 대체로 수익자의 고유재산 | 보험증권의 수익자 이름과 지분 |
| ‘상속인’으로 지정 | 대법원은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판단 | 사망 당시 실제 상속인 범위 |
| 수익자 미지정 | 표준약관상 피보험자의 법정상속인이 수익자, 대법원은 고유재산으로 판단 | 해당 상품 약관 |
| 사망보험금 수익자가 피보험자 본인 | 상속재산이 될 수 있음 | 계약 구조와 약관 |
1. 특정인을 수익자로 지정한 경우
보험증권에 배우자, 자녀처럼 특정인이 사망보험금 수익자로 적혀 있다면 보험금청구권은 그 수익자에게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발생합니다. 피보험자의 재산을 물려받는 상속과는 출발점이 다르거든요.
따라서 수익자로 지정된 사람이 상속포기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보험금청구권까지 사라진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상속인을 수익자로 한 계약에서도 보험금청구권이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히 생기는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봤습니다(대법원 2004년 7월 9일 선고 2003다29463 판결).
다만 수익자 지정이 사망 전에 변경됐는지, 지정된 사람이 피보험자와 같은 사람인지, 보험금 지급사유가 실제로 발생했는지는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보험증권만 보지 말고 가입 당시 청약서와 최신 약관의 수익자 항목도 함께 확인하세요.
수익자 이름이 오래돼 가족관계와 맞지 않는다면 보험 계약자·수익자 변경 방법과 동의도 같이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상속인’으로 지정한 경우
보험수익자가 특정 이름이 아니라 ‘상속인’으로 적힌 경우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자신을 피보험자로 하고 사망 시 수익자를 ‘상속인’으로만 지정한 생명보험에서, 상속인들의 보험금청구권을 상속재산이 아닌 고유재산으로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01년 12월 28일 선고 2000다31502 판결).

이때 ‘상속인’은 보험금을 받을 사람을 정하는 기준으로 쓰인 표현입니다. 보험금청구권 자체를 피상속인에게서 상속받는 구조와는 다르다는 뜻인데요.
다만 상속포기자가 언제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상속인’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계약이라도 약관, 가입 경위, 수익자 변경 여부에 따라 실제 수익자를 정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험사가 상속포기 심판문만 보고 지급을 보류한다면 보험증권, 수익자 표시, 가족관계증명서, 상속포기 심판문을 함께 제출해 판단을 요청하세요. 계약 문구가 불명확하거나 상속인 범위에 다툼이 있으면 법률상담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3. 수익자를 정하지 않은 경우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따로 지정하지 않은 계약은 약관에서 피보험자의 법정상속인을 수익자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표 15의 생명보험 표준약관 제11조도 계약자가 수익자를 지정하지 않으면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피보험자의 법정상속인으로 정합니다.
상법 제733조 제4항도 보험계약자가 지정권을 행사하기 전에 보험사고가 생기면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상속인을 수익자로 한다고 정합니다. 대법원은 이렇게 상속인이 수익자가 된 경우에도 보험금청구권을 상속재산이 아닌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 봤습니다(2003다29463).
이 경우에는 해당 시점의 법정상속인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배우자는 직계비속이나 직계존속이 있으면 그들과 공동상속인이 되고, 직계비속과 직계존속이 없으면 단독상속인이 되는 구조입니다.
상속포기자가 포함되는지 여부는 ‘수익자 미지정’이라는 사실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보험약관이 ‘법정상속인’이라고 정했는지, 단순히 ‘상속인’이라고 정했는지, 보험수익자 공란을 어떤 조항으로 보완하는지가 핵심입니다.
따라서 보험사에 문의할 때는 “상속포기자도 받을 수 있나요?”라고만 묻지 말고, “이 계약에서 사망보험금 수익자는 어떤 약관 조항으로 정해지며, 상속포기 심판이 수익자 판단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라고 확인하세요.
반대로 사망보험금 수익자가 피보험자 본인으로 남아 있는 계약은 따로 봐야 합니다. 판결문 사본에 따르면 대법원 2002년 2월 8일 선고 2000다64502 판결은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 중 1인인 자신을 수익자로 지정했다면 그 수익자가 사망했을 때 보험금은 상속재산이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원문이 없어 직접 대조하지는 못했습니다.
보험금이 상속재산이라면 상속포기는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해 효력이 생기므로(민법 제1042조), 포기한 사람이 받을 몫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보험증권에서 사망보험금 수익자 칸이 ‘피보험자 본인’으로 돼 있는지 먼저 확인하세요.
4. 상속재산과 상속세는 다르게 본다
민법상 사망보험금이 수익자의 고유재산으로 보이더라도 상속세에서는 별도로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8조는 피상속인이 보험계약자였거나 피상속인이 실질적으로 보험료를 낸 경우, 사망으로 받는 생명보험·손해보험 보험금을 상속재산으로 보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상속포기를 했으니 상속세와도 무관하다”라고 이해하면 안 됩니다. 민법에서 보험금청구권의 성격을 판단하는 문제와 세법에서 상속재산으로 간주하는 문제는 서로 다른 기준을 사용합니다.
상속세에서는 상속을 포기한 사람도 ‘상속인’에 포함됩니다(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2조 제4호). 같은 법 제3조의2는 상속인이 각자 받았거나 받을 재산을 기준으로 상속세를 나눠 내고, 받은 재산 한도에서 연대해 내도록 정합니다. 그래서 상속포기자가 제8조의 보험금을 받았다면 상속세 납부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피상속인이 보험료 일부만 냈다면 받은 보험금 전체가 아니라 ‘보험금 × 피상속인이 낸 보험료 ÷ 사망 때까지 낸 보험료 총액’만큼을 상속재산으로 봅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4조).
피상속인에게 밀린 국세가 있다면 한 가지 더 봐야 합니다. 대법원은 상속포기자가 피상속인의 국세 납세의무를 승계하지 않고 이런 보험금도 ‘상속으로 받은 재산’이 아니라고 봤습니다(대법원 2013년 5월 23일 선고 2013두1041 판결). 그런데 2014년 12월 신설된 국세기본법 제24조 제2항은 납세의무 승계를 피하면서 재산을 넘기려고 상속인을 수익자로 한 보험계약이라면, 상속을 포기하거나 한정승인한 상속인이 받은 보험금 전액을 상속받은 재산으로 보아 승계 규정을 적용합니다.
보험계약자가 피상속인이 아니더라도 피상속인이 보험료를 실질적으로 납부했다면 세법상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보험료를 누가 냈는지 보여 주는 계좌이체 내역과 납입증명서도 보관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상속세 신고 대상인지, 상속포기자에게 세금 납부 문제가 남는지는 보험금 외 재산과 채무, 보험료 납부 관계까지 함께 계산해야 합니다. 금액이 크거나 가족별로 수익자가 나뉜다면 세무 전문가에게 별도로 확인하세요. 종신보험을 해지하지 않고 사망보험금 일부를 생전에 노후자금으로 받는 방법은 사망보험금 유동화 종신보험 노후자금 글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5. 한정승인을 택한 경우
상속을 포기하지 않고 한정승인을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정승인은 상속으로 얻을 재산의 한도에서 피상속인의 채무를 갚는 조건으로 상속을 받는 것입니다(민법 제1028조). 단순승인·한정승인·포기는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하고, 가정법원이 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019조 제1항).
상속인이 상속재산을 처분하면 단순승인한 것으로 봅니다(민법 제1026조 제1호). 대법원은 사망 시 수익자를 상속인으로 지정한 즉시연금보험에서 상속인들이 사망보험금을 받은 것은 자기 고유재산인 보험금청구권을 추심한 것이지 상속재산 처분이 아니라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년 6월 29일 선고 2019다300934 판결). 보험료를 한꺼번에 낸 상품이어도 생명보험이면 결론이 같다는 취지입니다.
반대로 피상속인 본인이 받을 보험금처럼 상속재산이 될 수 있는 돈을 받아 쓰면 처분행위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사망보험금 외에 피상속인 앞으로 나온 돈은 성격부터 확인하세요.
6. 상속포기 뒤 실제 확인 순서
첫째, 보험증권이나 보험사에서 받은 계약 내용에서 계약자·피보험자·보험수익자를 각각 확인하세요. 세 사람 중 누구라도 같은 사람인지에 따라 보험금의 법적 성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수익자 표시가 특정인인지, ‘상속인’인지, 공란인지 구분하세요. 공란이면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정하는 약관 조항을 찾아야 합니다.
셋째, 상속포기 심판이 실제로 수리됐는지 확인하세요. 상속포기는 상속개시가 있음을 안 날부터 3개월 안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하므로(민법 제1019조 제1항·제1041조), 신고서만 낸 상태인지 수리 심판을 받은 상태인지 심판문으로 구분해 두세요.
마지막으로 보험금의 민법상 귀속과 상속세 과세 여부를 따로 적어 두세요. 보험수익자로서 받을 권리가 있는지와 상속세 계산에 보험금이 포함되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 보험증권에서 계약자·피보험자·수익자 확인
- 수익자 지정 방식과 지분 확인
- 상속포기 신고 수리 심판 여부 확인
- 보험료를 실제로 납부한 사람 확인
- 민법상 고유재산과 세법상 상속재산을 분리해 검토


